중앙대학교 노동조합은 대학 최초로 설립된 노동조합으로서,

창립 26주년을 맞이하여 창립기념식(4월 30일) 행사를 치루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역대 위원장님과 교내 제주체, 주요부서장 등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행사장을 준비하고,

예약을 하고, 대학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의 많은 준비과정이 있었습니다.

임원진과 다수의 집행위원들의 노고가 있었습니다.

이에 4월 23일 진행한 중앙대 노조 임원진 회의에서도, 그리고 조합원들로 부터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창립기념식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제가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허나 온 국민이 슬퍼하는 분위기속에서, 아무리 행사를 경건하게 진행한다고 해도, 창립기념식은 생일잔치이고 축사로 이어지는 행사이며, 외빈까지 모셔야 하는 자리이기에, 창립기념식 축하행사가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누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아직 실종자 확인 등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을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 남녀노소 구분이 없이 뉴스와 신문을 보며 울컥하고, 눈물도 흘리는 분들이 주변에 적지 않게 있습니다.

이에 깊은 고민 끝에, 사회적 고통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라는 노동조합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창립기념식은 취소하며, 예정된 소요경비는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 돕기”를 위해 기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중앙대학교 창립기념식에서 축사를 해 주실 고원영 위원장님과

생일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참여하기로 결정해주신 각 대학 위원장님들께 너른 양해를 구합니다.

2014. 04. 28

중앙대학교 노동조합 위원장 유춘섭 배상